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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오늘 난 술과 만나서 술에 미치고 싶다
愚江
2008. 6. 24. 11:15
오늘 난 술과 만나서 술에 미치고 싶다
그깟 알콜들이 나를 흉보기야 하겠는가?...
바보가 되어도 무슨 말을 하지않고
미친놈이 되어도 힘을 실어주니
오늘은 술이란놈을 만나 좀 물어 봐야겠다...
첫번째 오장육부로 들어온놈 붙들고
오늘 나를 없애달라 신신당부한다...
깊은밤이 시작되고 내 몸으로 달려드는
알콜의 몸부림으로 한바탕 살풀이는 그렇게 시작된다
울다 웃었다 밤 길을 뛰어 다니기도 하고
하느님 불러 술 한잔 권하며 나를 불쌍히 여겨달라 말 하기도 한다
흐르는 반야심경에 내 삶의 백팔번뇌가 찰라로
스치며 작고 초라한 나의 흔적들에 결국은 눈물이 흐른다
술이 나를 마시고 내가 술을 마시니
용감한 장군이 되기도 하고 가슴벅찬 시인이 되기도 한다
계속되는 술과의 해후는 잠시의 도피인줄 알면서도
다 부서져가는 나를 어루 만지며 또 한잔의 술을 털어 넣는다
새벽이여 오지 말아라
태양 뒷쪽에서 잠들어 있다 나 눈감으면 그때 다시 만나자
어둠이여 가지 말아라
너 가버리면 술도 가고 내 인생도 간다
오늘은 술 한잔에 너가 밉고 내가 증오 스럽지만
너가 좋아 너를 마시고 또 마시어 오늘을 살고 싶다.
oki
출처 : 한국참풍수지리학회
글쓴이 : 옥이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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